오산대역 뚱보집 맛집인정

오랜만에 돼지 고깃집 외식을 했다. 위치는 오산대역 1번 출구로 나와서 육교를 건너면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데 그곳에 위치한 뚱보집이다. 요즘 오산대역 근처에 볼일이 많아서 갈 때마다 식당 골고루 방문하는데 이번에는 새로 생긴 지 얼마 안 된 뚱보집을 선택했다. 지나다니면서 눈여겨보았는데 오픈 이후 볼 때마다 항상 만석이었고, 밖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던 적도 있었다. 뚱보집은 체인이다. 처음엔 몰랐는데 찾아보니 다른 지역에도 지점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기는 맛집이 확실하다. 별 다섯개중 네 개!! ★★★★☆ 별 하나를 뺀 이유는 아래 언급하도록 하겠다. 이곳은 다른 고깃집에 없는 특별한 것들이 많다. 고기 부위부터가 그렇다. 크게 고기 부위는 껍데기, 모소리살, 가오리살, 꼬들살, 오겹살이 있는데 필자는 꼬들살이라는 것을 이곳에서 처음 듣고 접해보았다. 모소리살은 항정살이다. 골고루 맛보고 싶어서 모둠세트 하나를 시켰다. 가격은 아래 사진 참고하면 된다. 썩 착한 가격은 아니다. 

뚱보집 메뉴 가격표

이 집 밑반찬부터 특별하다. 먼저 '소스' 1인 1 소스 접시가 있다. 소스 접시에는 초고추장, 콩가루, 쌈장이 담겨있다. 콩가루는 보통 껍데기 먹고, 초고추장은 왜 주지? 어쨌든 껍데기를 안 시켜도 콩가루도 주고, 이유모를 초고추장도 주고, '도토리 묵사발'은 메뉴에도 있는데 서비스인지 시키지도 않았는데 나왔다. 맛은 먹을만하다. 날도 살짝 더워지고 있어서 그런가 시원한 도토리 묵사발을 호로록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다음은 '파채'다. 파채에 계란 노른자 날것이 올려져 있다. 파채랑 섞어서 먹었는데 다른 고깃집 파채보다 훨 고소하고 맛있는 느낌이었다. 근데 계란 노른자 날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손님으로 오면 어떡하지? 미리 빼 달라고 말하자.

그다음으로 특별한 '비계'. 필자는 소고기 무쇠판에 구워 먹는 고깃집을 가면 비슷한 생김새의 기름 덩어리를 본 적이 있다. 소에서 나오는 기름 덩어리로 무쇠판에 기름칠을 한 뒤 고기를 구웠다. 이곳도 이 돼지 껍질 쪽의 비계인 것 같은데 불판에 기름칠을 해가며 구우라고 준다. 근데 이 비계로 기름칠하는 것이 은근히 손 아프고 힘들다. 필자가 요령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약간 힘들게 구워 먹었다. 

불판 기름칠 용 비계
뚱보집 불판

뚱보집 불판은 공사장에서 볼법한 철근 같은 것들이 용접되어 불판의 모양을 잡고 있다. 평평한 불판이 아니고 저렇게 울퉁불퉁한 곳에 비계덩어리로 꼼꼼하게 기름칠을 하려 하다 보니 손에 힘이 들어가고 먹다 보니 굽기 힘들었다. 비계로 기름칠 잘 안 하면 고기가 판에 붙는 현상이 나타난다. 기름칠 손 아파도 열심히 하면서 구워 먹어야 한다. 

고기굽기 전 멜젓(좌) / 고기 다먹은 후 멜젓(우)

저기 불판위에 멜젓 소스통이 올려져 있다. 처음에는 소스가 묽게 있지만 고기를 구워 먹다 보면 졸여져서 꾸덕하게 변한다. 개인적으로 멜젓은 졸였을 때가 더 맛있는 것 같다. 막판에는 멜젓에만 고기를 찍어 먹었다. 드디어 주문한 고기가 나왔다. 

뚱보집 모듬세트

제일 먼저 꼬들살을 구워 본다. 꼬들살은 뒷목살에서 400g 정도밖에 없는 부위라고 한다. 살코기는 부드럽고 지방층 부분은 왠지 모르게 꼬들꼬들한 식감이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이 모둠세트 다 먹은 뒤 꼬들살 1인분 더 추가해서 먹었다. 참고로 필자는 배우자와 함께 두 명이서 먹은 양이다. 

뚱보집 깻잎장아찌에 꼬들살 한점

오겹살은 모두가 아는 그런 오겹살이었고, 가오리살도 먹어본 맛. 모소리 살도 항정살과 똑같이 식감이 부드럽고 맛있었지만 우리 부부는 식감이 살아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꼬들살 1인분을 추가한 것이다. 개인 취향이 다 다를 수 있으니 모둠으로 먹어보고 취향에 맞는 부위를 추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고기만 먹다 보니 밥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공깃밥 1개만 주문했다. 여기만의 특별한 또 하나 '공깃밥'. 보통 공깃밥을 주문하면 바로 가져다 준다. 담아서 보온해 두거나 바로 밥을 퍼 주더라도 오래걸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자는 공기밥을 시키고 밥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주문 받은 종업원이 까먹은 건가 싶어서 다시 불러서 물어봤다. 그랬더니 계란후라이 하는 중이라고 곧 가져다 주겠다고 했다. 계란 후라이도 준다!!! 그것도 반숙 계란후라이를 준다!!! 완전 신세계다. 다른 식당과 동일하게 공기밥 가격은 1,000원이다. 그런데 필자는 원래 계란 후라이를 완숙해먹었다. 최근 반숙의 매력을 알고 먹기는 하지만 반숙을 못 먹는 분들은 미리 완숙으로 해달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평범하지 않은 뚱보집 공기밥

고기 질도 좋고, 맛도 좋고, 다른 곳과 차별화된 것들이 너무 많은 뚱보집이었다. 된장짜글이밥과 된장찌개, 비빔면을 못 먹고 온 게 아쉬워서 다음번 방문 때는 안 먹어본 사이드 메뉴를 먹어볼 것이다. 필자 입맛에는 아주 만족스러웠지만 고기 굽는 게 좀 힘들었고, 가격이 그다지 착하지 않은 점 때문에 별 하나를 뺀 별 네 개! 

 

* 내 돈 내고 먹고 솔직하게 후기를 작성하였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