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새마을시장 민들레영토

필자의 초, 중, 고등학교 학창 시절 모두 경기도 광명시에서 보냈다. 특히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다니던 식당, 놀이터 등등 곳곳이 다 추억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 물물교환을 하려고 약속을 잡다 보니 고등학교 근처 광명사거리역에서 만나기로 되었다. 만나서 저녁도 먹고 헤어지자 하여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우리 고등학교 때 다니던 그 집 아직 있나?"로 시작하여 결정된 곳.

광명시에는 광명사거리에 큰 광명시장이 있고, 광명사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작은 새마을시장이 있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새마을 시장 안에 있던 민들레영토를 찾아가 보았다. 가기 전에 혹시나 가게가 없어지진 않았을까 걱정되어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최근 2018년까지는 다녀온 리뷰글이 있었다.

민들레영토는 즉석떡볶이 집이다. 고등학생이었던 우리는 떡볶이 다 먹고 남은 국물에 볶음밥을 비벼먹으면 진짜 세상 행복했었다. 친구와 나는 그때의 우리가 지금과는 많이 달랐진터라 그때의 맛이 안 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때의 우리는 분식집을 먹고 싶을 때마다 매일 가지 못하고 특별한 날에 각자 용돈 모아 모아 가곤 했었으니까. 또 같은 교복 입고 나란히 앉아서 먹던 그 맛이 아닐 거라는 생각. 그렇게 설렘 반 걱정 반 새마을 시장으로 향했다. 새마을 시장은 우리가 다닐 때보다 훨씬 더 깔끔해져 있었다. 간판은 요즘 시장과 같이 통일되어 있었고 시장 안에 거리도 깨끗했다.

민들레영토 즉석떡볶이

10여 년 전 민들레영토의 메뉴 구성이 다 기억이 나진 않는다. 이날 가보니 세트 메뉴가 여러 개 있었다. 금액은 만원이 안 되는 가격 8-9천 원 선이었다. 우리가 주문한 세트는 D 세트. 즉석떡볶이와 돈가스가 나오고 마무리로 볶음밥 구성. 즉석떡볶이는 기억 속에 있는 그 맛이 맞았다. 먹으니까 딱 기억이 났다. 돈가스는 예전에 먹은 기억이 거의 없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겉이 바삭하고 소스도 맛있었다. 돈가스 맛은 의외였다.

민들레영토 돈까스

양은 성인여자 두 명이서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정도이다. 먹성이 좋은 분들이라면 살짝 부족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는 1차로 민들레영토, 2차는 사거리 포차에서 오징어튀김이 계획되어 있어서 적당히 배가 찬 정도로 식사를 마쳤다. 

볶음밥 사진은 없다. 먹는데 집중하다보면 중간중간 사진 찍는걸 자꾸 까먹는다. 다 먹고 8,500원 계산하고 나왔다. 진짜 저렴하게 잘 먹었다. 가게 벽면에 우리같이 추억 여행하러 온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있었다. 우리도 흔적을 남기려다 그냥 나왔다. 2차 사거리 포차로 가기 전에 근처 광명 남초 운동장을 소화시킬 겸 걷기로 했었는데, 요즘은 초등학교 운동장 개방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

굳게 닫힌 초등학교 교문. 뒤돌아 그냥 근처 카페에서 커피한잔씩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배는 꺼질 생각을 안 하고... 결국 사거리 포차 오징어튀김은 다음으로 기약했다. 사거리 포차도 아직 장사를 하는지 궁금했는데 일단 장사하고 계신 건 확인 완료. 다음 기회에는 포차 오징어튀김과 떡볶이로 추억 소환하리라 다짐했다.

*사거리 포차 정보 : 광명사거리역 3번 출구 방향으로 쭉 100m 정도 걷다 보면 파란색 포장마차가 있다. 통통한 왕오징어를 맛있게 튀겨준다. 내 인생 최고 오징어튀김이다. 다음 접선 때는 반드시 소환한다 오튀

+ Recent posts